내 / 용 / 보 / 기
작 성 자 Harabi  포 인 트 0 작 성 일 2018/02/08 조 회 370
트레킹은 선조들의 호연지기를 위한 주유천하입니다.
1. 트레킹( Trekking ) 말 뜻

요즘 널리 유행하는 운동내지는 휴식의 형태로 트레킹이 있습니다.
그 뜻을 우리 말로 옮기면 걸어서 다니거나 소 달구지를 타는 등 동력기관의 의존하지 않고 여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구비되는 물품이나 돈 그리고 특별한 목적없이도 자유스럽게 돌아다는다는 개념입니다.

물론 모든 것이 상품화되고 획일화되는 요즘은 이것이 하나의 운동형태로 자리를 잡으면서 다니는 여정이나 신발 옷가지 등의 구비사항 등이 이미 상품화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어떤 여정을 다녀왔냐에 따라 트레킹 자체가 하나의 개인이력으로도 받아들여지는 분위기 입니다.
( 참고로 트랙킹의 영어는 trekking 입니다. 따라서 우리 글자로 쓴다면 트레킹으로 써야 합니다. 종종 탐사 기록 추적 등을 뜻하는 tracking 으로 혼동하기 쉬운 탓인지 우리 글자로 트래킹으로 많이 쓰이기도 하는가 봅니다.)

현대의 거의 모든 체육활동이 그렇듯이 트레킹도 서구에서 들어온 개념입니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트레킹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도 흔했던 것이 트레킹입니다. 들어온 것과 우리 것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2. 옛 선조들의 주유천하

트레킹을 우리가 흔하게 쓰는 말로는
"정처없는 발길..."
"죽장에 삿갓쓰고..."
등등의 방랑, 즉 물결따라 걷는 사람들은 옛날부터 우리에게는 너무도 많았습니다.
물론 그런 상황이 유민(流民)은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옛날의 방랑을 모두 트레킹이라고 하기에는 방랑자체가 너무 여유가 없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자연을 즐기기보다는 당장 먹고 살아갈 길이 걱정스러운 현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아득히 먼 선조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면 그야말로 소요강호(逍遙江湖)나 주유천하(周遊天下) 라는 말이 표현하는 것처럼 그냥 자연을 즐기기 위해 나다닌 흔적은 참으로 빈번했었습니다.  

물론 소요강호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지배층 출신들이었습니다. 피지배층 즉 민(民)의 계층에서는 자연관이 뚜렷하지 않는 한은 당장 일하고 밥먹어야 하는 것때문에 소요강호 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말로 트레킹의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방랑시인 김삿갓의 예를 보더라도 비록 한푼없는 처지였지만 그러나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인(人)의 계층가운데 선비(士) 에 속하기에 타관 땅 여기 저기 다니면서도 해코지 안당하고 자연과 풍습을 즐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만일 그 분이 벼슬이나 혹은 자신의 신세에 대한 집착이 없었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수도자이자 바람같은 자유인이었을 것입니다.

3. 선인들의 호연지기

우리의 아득한 선조들을 주위의 다른 민족이나 우리 지역의 토착민들은 선인이라고 불렀습니다.
말 뜻은 글자보다는 발음이 더 근원에 가까운데, 선이라는 발음에서 조선( 해가 뜨는 지역의 선인 )이라는 말도 나왔고 단( 단이란 말은 선과 비슷한 발음, 단군은 선족의 임금)이라는 말도 나왔고 전이라는 말도 그러하고 선우라는 말도 그러하고 나중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선(仙) 이라는 말도 그러합니다.

선인들이 자연을 즐기고 스스로를 수련하는 장소를 혈자리( 穴 )이라고 하는데 정철의 관동별곡에서는 단혈이라고 불렀습니다. 단족, 즉 선족의 공부자리란 뜻이죠. 이렇게 혈을 찾기 위해서는 명산대천을 주유해야 합니다. 그런데 옛날에는 옷은 물론이거니와 신발도 변변하지 않았습니다. 베옷에 짚신정도가 보편적이었고 비록 가죽신이 있다하더라도 명산대천을 찾아다니면서 가죽신을 지속적으로 신을 수는 없었을 것이므로 길도 없는 산과 골을 다닌다는 것은 지금 사람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생이 심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은 산골을 다 더듬어가면서 자연을 즐겼고 또한 사람의 심성을 밝게해주는 데 좋다고 생각하는 자리에(요즘 말로 명당자리)는 절을 세우고 산신당을 세웠으니 이는 자연에 대한 사랑과 마음공부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런 풍습의 유산으로 당시뿐 아니라 요즘도 유명한 절들은 전부 깊은 산속에 있습니다.

신라의 화랑도가 명산대천을 찾아다니면서 공부했다는 말에는 이러한 주유천하를 제도화 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런 유산이 있었으니 후세에 김삿갓도 나타났고,
그보다 더 의미있는 조선의 산과 골을 직접 걸어다니면서 지도를 만든 김정호도 나타난 것입니다.


인이 그러하면 민도 따라가게 됩니다.
바로 보부상이 그러한 예입니다.
보부상이 그냥 물건만 팔러 다닌다면 쉽게 지치어 약간의 돈만 벌면 힘든 일을 그만 두게 됩니다. 마치 요즘의 가게 하나 차려서 조금만 돈벌면 가게를 팔고 강남아파트를 사려는 마음이 보여주듯이 그렇게 돈벌이와 직업이 구별됩니다. 보부상들이 직업으로 남은 이유는 떠돌아 다니는 것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즉 단순히 돈벌이 이외에도 근본적으로 여기 저기 다니면 경치를 보고 풍물을 즐길 수 있는 소위 끼가 있기 때문에 천직으로 남았던 것입니다.
요즘도 집시맨이라는 테레비 프로에서 보여주듯이 자연과 교감하려는 인습은 우리한테 너무도 익숙한 감성입니다. 다만 현대에 너무도 깊은 고통때문에 잊어버리고 있었던 감성일 뿐입니다.

그렇게 잊혀져있던 주유천하의 여유가 먹고 살만 하니 서구로부터 트레킹이라는 개념으로 새로운 풍습인양 인식되어 옷사고 신발사고 어디 가는 길 하면서 남들이 유명하다는 여정을 따라가고 그리고 그런 취미생활을 하나의 교양조건인양 포장하는 분위가 되었습니다. 서구가 잊혀있던 우리의 끼를 밖으로 나오게 터준 것이죠.

지난 겨울 유난히 길었던 강추위가 수그러들면서 이제 봄이 바로 앞에 와 있네요.
봄이 오는 길목을 보면 꽃소식보다도 먼저
오토바이 족들이 소리내며 달리고
믹히는 길가에는 찐빵이나 음료수 옥수수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보이고
이차선 길에는 콘크리트 냄새를 풍기는 차들이 지나가고
차들도 막히기 시작하고... 이렇게 한 참이 지나가야 냉이와 생강나무가 보입니다.

그런데 주유천하는 언제 어디서든,
계절이 변하는 것을 인지하고
해가 뜨는 곳이 매일 바뀌는 것을 보고
나무들이 물 올리는 소리를 듣고( 실제로 귀를 대보면 소리가 들립니다.)
바람과 비가 무엇을 전해주려고 하는지 들어보려하고
무엇보다도 계절의 변화에 따라 여느 동식물보다도 사람들이 먼저 움직이는 데, 그 풍광을 보게 마치 강건너 경치보듯이 그렇게 보면 저절로 세상을 좋아하게 되고 세상을 살아가는 아름다움에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꼭 멀리가서 돈들이고 힘들이고 할 것없이 도시의 포장도로를 천천히 걸어가면서 아니면 동네 가로수 길을 걸어가면서 발에서는 땅기운이 머리에서는 하늘기운이 들고 나는 기분에 취해보시기 바랍니다. 땅에만 혈자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 자체가 이미 혈자리인만큼 비록 멀리 갈 수 없다면 바로 자신이 있는 그 자리에서 소요강호를 즐기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선조들의 혈자리 공부에서 이미 핏속에 호연지기를 기르기 위한 소요강호하는 기질이 들어 있기에 이런 풍습이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밖에 나가서 천천히 거리를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가장 먼저 바람이 볼살을 쓰다듬어 줄 것입니다.

- 끝 -


 

 

 

 

   풀나무의 번성과 현대경제의 닮은 점 Harabi 2018/02/20
   성인아토피가 난치인 이유는 무지때문입니다. Harabi 2018/02/06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이용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 주소 무단수집 거부
상   호 : 강남 할아버지 한의원   대표 : 조연상   
도로명 :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339길 72 (목전빌딩 2층)    지번 : 서울 서초구 서초동 1439-1 목전빌딩 2층
TEL : 02-583-0075   FAX : 02-583-6543   사업자등록번호 : 214-90-58801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조연상